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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에 필요한 신독

신오덕 2006. 5. 22. 12:02

 

[이덕일 사랑] 네티즌에게 필요한 愼獨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을
 
건립했던 홍문관 부제학 주
 
세붕(周世鵬)은 명종에게
 
“신이 ‘대학(大學)’을 읽어
 
보니 ‘신기독(愼其獨)’이란 말이 두 번 나옵니
 
다”라며 신독에 힘쓰라고 권했다.
 
 
 
‘신독(愼獨)’은 “혼자 있을 때도 몸가짐을 삼간
 
다”는 뜻이다.
 
 
 
‘대학(大學)’ 전육장(傳六章)에 “소위 그 뜻이
 
성실하다고 하는 것은 자신에게도 속임이 없
 
는 것이니…고로 군자는 혼자 있을 때도 삼가
 
는 것이다”라는 말과 “소인은 한가할 때 그 선
 
하지 못함이 이르지 못하는 데가 없으니…고
 
로 군자는 혼자 있을 때도 삼가는 것이다”라는
 
글이 나옴을 이른 것이다.
 
 
 
신독은 ‘마태복음’ 6장의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는 기독교의 기도법과
 
도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은 남 앞에서 위선을 연

 

출할 수 있지만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는 못한

 

다.

 

 

 

그래서 옛 선비들은 혼자 있을 때도 마음 속에

 

서 일어나는 욕망을 이기는 ‘극기신독(克己愼

 

獨)’을 수양의 최고 경지로 삼았다.

 

 

 

 

젊은 시절 조광조(趙光祖)는 밤중에 독서할 때

 

그를 사모하던 이웃집 처녀가 담을 넘어오자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려 보내고, 어두운 방안

 

에서 여자에게 머리를 빗게 해 자신의 경지를

 

시험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정조(正祖)는 “마음을 살피고 보존하는 공부는

 

오직 ‘신독’이라는 두 글자에 달려 있다”면서

 

“아무도 보는 이가 없는 곳에서 절실히 반성하

 

고 부지런히 힘써서 선단(善端·착한 단서)이

 

일어나는 것을 없애버리거나 악념(惡念)이 발

 

동하는 것을 자라나게 하는 일이 없게 해야 한

 

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부가 입법예고한 인터넷 실명제가 논

 

란이다.

 

 

 

헌법에 보장된 통신 비밀의 자유와 언론 표현

 

의 자유를 위협한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들

 

린다.

 

 

 

통신 비밀과 언론 자유는 절대 보장되어야 하

 

지만 혼자 은밀한 곳에서 익명성을 이용해 타

 

인을 공격하는 행위는 일정 정도의 제한이 필

 

요하다.

 

 

 

자율로 안 되니 입법예고까지 됐겠지만 네티

 

즌들 스스로 혼자 있을 때도 몸가짐을 삼가는

 

신독 수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newhis19@chosun.com
 
 
입력 : 200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