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 롸우니 장군의 회고록 ‘운명의 1도’를 발간했다. 인천상륙작전 계획을 수립했던 세 명의 주요 장교 중 한 명이었고, 흥남철수 당시 마지막 부대장이었던 롸우니 장군은 지금도 39선이 38선이 되었던 그 때를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만약 처음대로 39선이었다면 미국이 한국을 방어하는데 훨씬 용이했을 겁니다. 어쩌다 38선이 되는 바람에 북한의 남침을 막아내기 힘들어졌던 겁니다.” 한반도의 운명의 1도는 그렇게 큰 비극으로 찾아왔다.
살다보면 누구나 운명의 1도를 겪는다. 불시에, 전혀 뜻하지 않은 순간 찾아오는 운명의 1도는 인생을 180도 바꾸어 놓기도 한다. 나와 친한 법조인 A씨. 그는 바쁜 와중에 부지런히 백일기도에 나와 참선을 하면서 명상에 정진하고 있다.
그런 그에겐 결정적인 운명의 1도가 있었다. “저는 학교에서 알아주는 운동권 학생이었습니다. 반면에 B라는 친구는 조용하고, 순하고 공부만 열심히 했었죠. 그런데 하루는 학교에서 큰 집회가 열린 겁니다.” 그는 집회용 대자보를 잔뜩 갖고선 도서관 쪽으로 달려갔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 도서관에 대자보를 붙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갑자기 운동권 친구 중 한 명에게 급한 일이 생겨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대자보는 붙여야하고 친구는 만나러 가야하고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 때였다. 저 앞에서 같은 과 친구인 B가 보이는 것이었다. B는 집회 참석은 생각하지도 않은 채 공부를 하러 가는 길이었다. 그는 B에게로 달려가 갖고 있던 대자보와 전단지를 한 아름 안겼다. B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말 미안한데, 잠깐 이거 갖고 도서관에 가 있어라. 나 5분만 친구 좀 만나고 올게.” B는 5분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 알았어. 5분 있다가 오는 거지?” “그럼! 5분 후에 도서관으로 바로 올게.” 그리고는 친구를 만나러 뛰어갔다.
그런데 예고치 않은 경찰병력이 학교를 덮쳤다. 오늘 학교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린다는 얘기를 듣고 학교 안으로 집회 주동자들을 체포하러 온 것이었다. “하필 그 경찰들이 B가 있는 도서관으로 진입한 겁니다. 아무 죄도 없는 B는 집회용 대자보를 갖고 있었다는 죄로 체포돼 바로 퇴학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 사건이 B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을지요.”
더 이상 학교를 다니지 못하게 된 B는 민주화운동에 투신, 소신 있는 정치인이 됐지만, 정작 경찰이 체포하려고 했던 A는 법조인으로서 성실한 삶을 살고 있다. “그때 제가 잡혔어야 했습니다. 그랬으면 B처럼 정치인으로 떴을 텐데 말이죠. 허허허.”
살다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운명의 1도가 찾아온다. 정치인 B처럼 1도의 작은 틀어짐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틀어진 1도를 원망하기보다 이를 잘 받아들여 더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만약 처음대로 39선이었다면 미국이 한국을 방어하는데 훨씬 용이했을 겁니다. 어쩌다 38선이 되는 바람에 북한의 남침을 막아내기 힘들어졌던 겁니다.” 한반도의 운명의 1도는 그렇게 큰 비극으로 찾아왔다.
살다보면 누구나 운명의 1도를 겪는다. 불시에, 전혀 뜻하지 않은 순간 찾아오는 운명의 1도는 인생을 180도 바꾸어 놓기도 한다. 나와 친한 법조인 A씨. 그는 바쁜 와중에 부지런히 백일기도에 나와 참선을 하면서 명상에 정진하고 있다.
그런 그에겐 결정적인 운명의 1도가 있었다. “저는 학교에서 알아주는 운동권 학생이었습니다. 반면에 B라는 친구는 조용하고, 순하고 공부만 열심히 했었죠. 그런데 하루는 학교에서 큰 집회가 열린 겁니다.” 그는 집회용 대자보를 잔뜩 갖고선 도서관 쪽으로 달려갔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 도서관에 대자보를 붙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갑자기 운동권 친구 중 한 명에게 급한 일이 생겨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대자보는 붙여야하고 친구는 만나러 가야하고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 때였다. 저 앞에서 같은 과 친구인 B가 보이는 것이었다. B는 집회 참석은 생각하지도 않은 채 공부를 하러 가는 길이었다. 그는 B에게로 달려가 갖고 있던 대자보와 전단지를 한 아름 안겼다. B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말 미안한데, 잠깐 이거 갖고 도서관에 가 있어라. 나 5분만 친구 좀 만나고 올게.” B는 5분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 알았어. 5분 있다가 오는 거지?” “그럼! 5분 후에 도서관으로 바로 올게.” 그리고는 친구를 만나러 뛰어갔다.
그런데 예고치 않은 경찰병력이 학교를 덮쳤다. 오늘 학교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린다는 얘기를 듣고 학교 안으로 집회 주동자들을 체포하러 온 것이었다. “하필 그 경찰들이 B가 있는 도서관으로 진입한 겁니다. 아무 죄도 없는 B는 집회용 대자보를 갖고 있었다는 죄로 체포돼 바로 퇴학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 사건이 B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을지요.”
더 이상 학교를 다니지 못하게 된 B는 민주화운동에 투신, 소신 있는 정치인이 됐지만, 정작 경찰이 체포하려고 했던 A는 법조인으로서 성실한 삶을 살고 있다. “그때 제가 잡혔어야 했습니다. 그랬으면 B처럼 정치인으로 떴을 텐데 말이죠. 허허허.”